2011. 12. 24. 08:39
메리 크리스마스!
어제 강남역에서 올해의 첫눈을 맞았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이년 반 만에 조우하는 동주오빠랑 끊김없이 연락을 주고받아온 태우오빠랑 같이 만났다.
원고 작업 했던 게 2007년 말 2008년 초니까, 벌써 4년이나 지난 일이다.
그 때 태우오빠, 준수오빠, 동주오빠랑 같이 진탕 술을 마셨던 강남역 이자카야에 다시 걸음했다. 어쩐지 그 때 먹었던 것만 같은 오코노미야끼에 얼큰수제비, 사케를 시켰고 그 때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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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주 : 넌 천사니? 이런 천사는 처음이다.ㅋ (2007-12-23 02:55)
2007.12.24 월 12:06
내가 기억하는 부분, 태우 오빠가 기억하는 부분, 동주 오빠가 기억하는 부분이 서로 달라 다 모아놓고 보니 흐릿하던 게 점점 선명하고 분명해졌다. 그리운 옛날. 그립고, 분명히 행복했던 기억이긴 하지만 지금 내게 다시 돌아가겠니, 하면 아마 아니오 할 것 같다.
이런 마음 가짐으로 오늘을 살 수 있음이 감사하다.
돌아가서 새로운 4년을 살고싶단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지 않았음이 다행스럽다.
이자카야에서 나올 때부터 슬 쌓이기 시작한 눈이
술 마시고 까페라는 상당히 이례적인 순서로 엔젤리너스 2층에 들어가 앉으니까 함박눈이 되어 내렸다. 한 쪽 벽면이 커다란 창으로 되어 있어 크고 굵은 눈발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마음이 참 좋았다. 연인과 함께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것도 4년 전 12월 23일도 분명히 함께 보냈던 사람들과, 진눈깨비도 아닌 함박눈을, 그들과 함께 지냈던 강남역에서.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어 다시 한 번 나의 새내기 시절을 떠올려 생각해 보게 됐다.
동주 오빠는 내년에 직장 생활을 계속하며 아기를 가질 계획이란다.
태우 오빠는 열심히 약대 편입을 준비할 계획, 대전의 그녀와 잘 됐으면 좋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다지 가능성이 있는 일인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취직을 하고, 쑥맥에서 벗어나기 위해 헤픈 연애를 해보자고 마음 먹고 있다. 꽁꽁 걸어잠갔던 문을 활짝 열어 보려 한다. 머리는 아니라지만 마음이 원하는 사람, 머리로는 너무 좋은 사람인데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 날 고민케했던 이 두 경우 중 한 가지에라도 속하는 사람이라면, 우선은 만나 보려고 한다. 끝이 어떻게 될 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어제 두시 반 좀 넘어서 잠든 것 같은데 여덟시에 눈이 떠지고 그 뒤론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감고 더 잠을 청해볼까 했지만 마음을 바꾸었다. 낮에 졸려워지면 낮에 자면 될 거고, 졸려울 때 자야지 시간의 압박을 받을 필욘 없을 것 같아서.
일어난 김에 신문이나 읽어야겠다 하고 현관문을 열고 빼꼼히 고갤 내밀어 보니 조선일보는 와있고 한겨레는 아직 배달을 오지 않는다. 조선일보만 며칠을 읽다보니, 내 성향이 진보에 치우친 것도 아니고 심지어 그 소통 못한다는 MB가 어떤 마음으로 많은 결정들을 내리는지조차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래서 얘들이 수구꼴통이란 소릴 듣는구나' 싶다. 이런 편파적인 보도라니.. 맑은 콘텐츠를 만들고 세상에 숨은 진실들을 파헤쳐 알리자는 꿈을 품고 조선일보에 취직한 사람들은 얼마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마음 고생할까. 조선일보는 읽을수록 한겨레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신문이다.
확실히 기사에 기자의 주관이 묻어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아주 객관적이고 사실만을 다루는 기사를 써야한다고 생각했던 이삼년 전과는 달리 글을 쓰는 사람이 담기지 않는 글은 불가능한 일이란 걸 점점 느낀다. 언론사의 입장이 반영되는 기사는 기자의 주관이 담긴 기사보다 훨씬 깔끔치 않은 냄새가 난다.
'한겨레의 입장'이 궁금하다는, 나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자연스레 나온 표현이 갑자기 와닿아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언론사 기자들의 성향이 아닌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쓰이는 기사의 불투명성.
어제 강남역에서 올해의 첫눈을 맞았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이년 반 만에 조우하는 동주오빠랑 끊김없이 연락을 주고받아온 태우오빠랑 같이 만났다.
원고 작업 했던 게 2007년 말 2008년 초니까, 벌써 4년이나 지난 일이다.
그 때 태우오빠, 준수오빠, 동주오빠랑 같이 진탕 술을 마셨던 강남역 이자카야에 다시 걸음했다. 어쩐지 그 때 먹었던 것만 같은 오코노미야끼에 얼큰수제비, 사케를 시켰고 그 때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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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2 토 13:46
여기는 반포동 반지하실이다 :-)
여기는 반포동 반지하실이다 :-)
동주오빠랑 준수오ㅃㅏ랑 태우오빠랑 하경이랑 있다
사실 태우오빠는 재수했지만 07이고 88이니까 나랑 동갑인거다
근데 내가 존댓말 해주고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천사니까
원고정리 해야되는데
다들 푹 퍼져있다............ㅜ_ㅜ 하기싫다잉
하경이만 빨빨거리면서 청소기밀고 돌아댕기고..
난 싸이질하고 ㅋㅋㅋㅋㅋㅋ
방금전에 텔레비전에서 마이걸 하길래 또 침흘리면서 이동욱을 감상했다.
휴 그래도 열심히해야지!!!!!!!!!!!!!!아자아자화이팅!!!
아 놔
소개팅받고싶다
박동주 : 넌 천사니? 이런 천사는 처음이다.ㅋ (2007-12-23 02:55)
2007.12.24 월 12:06
크리스마스 이브다.
난 지금 반지하실에 있다 ^^
아자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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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부분, 태우 오빠가 기억하는 부분, 동주 오빠가 기억하는 부분이 서로 달라 다 모아놓고 보니 흐릿하던 게 점점 선명하고 분명해졌다. 그리운 옛날. 그립고, 분명히 행복했던 기억이긴 하지만 지금 내게 다시 돌아가겠니, 하면 아마 아니오 할 것 같다.
이런 마음 가짐으로 오늘을 살 수 있음이 감사하다.
돌아가서 새로운 4년을 살고싶단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지 않았음이 다행스럽다.
이자카야에서 나올 때부터 슬 쌓이기 시작한 눈이
술 마시고 까페라는 상당히 이례적인 순서로 엔젤리너스 2층에 들어가 앉으니까 함박눈이 되어 내렸다. 한 쪽 벽면이 커다란 창으로 되어 있어 크고 굵은 눈발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마음이 참 좋았다. 연인과 함께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것도 4년 전 12월 23일도 분명히 함께 보냈던 사람들과, 진눈깨비도 아닌 함박눈을, 그들과 함께 지냈던 강남역에서.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어 다시 한 번 나의 새내기 시절을 떠올려 생각해 보게 됐다.
동주 오빠는 내년에 직장 생활을 계속하며 아기를 가질 계획이란다.
태우 오빠는 열심히 약대 편입을 준비할 계획, 대전의 그녀와 잘 됐으면 좋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다지 가능성이 있는 일인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취직을 하고, 쑥맥에서 벗어나기 위해 헤픈 연애를 해보자고 마음 먹고 있다. 꽁꽁 걸어잠갔던 문을 활짝 열어 보려 한다. 머리는 아니라지만 마음이 원하는 사람, 머리로는 너무 좋은 사람인데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 날 고민케했던 이 두 경우 중 한 가지에라도 속하는 사람이라면, 우선은 만나 보려고 한다. 끝이 어떻게 될 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어제 두시 반 좀 넘어서 잠든 것 같은데 여덟시에 눈이 떠지고 그 뒤론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감고 더 잠을 청해볼까 했지만 마음을 바꾸었다. 낮에 졸려워지면 낮에 자면 될 거고, 졸려울 때 자야지 시간의 압박을 받을 필욘 없을 것 같아서.
일어난 김에 신문이나 읽어야겠다 하고 현관문을 열고 빼꼼히 고갤 내밀어 보니 조선일보는 와있고 한겨레는 아직 배달을 오지 않는다. 조선일보만 며칠을 읽다보니, 내 성향이 진보에 치우친 것도 아니고 심지어 그 소통 못한다는 MB가 어떤 마음으로 많은 결정들을 내리는지조차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래서 얘들이 수구꼴통이란 소릴 듣는구나' 싶다. 이런 편파적인 보도라니.. 맑은 콘텐츠를 만들고 세상에 숨은 진실들을 파헤쳐 알리자는 꿈을 품고 조선일보에 취직한 사람들은 얼마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마음 고생할까. 조선일보는 읽을수록 한겨레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신문이다.
확실히 기사에 기자의 주관이 묻어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아주 객관적이고 사실만을 다루는 기사를 써야한다고 생각했던 이삼년 전과는 달리 글을 쓰는 사람이 담기지 않는 글은 불가능한 일이란 걸 점점 느낀다. 언론사의 입장이 반영되는 기사는 기자의 주관이 담긴 기사보다 훨씬 깔끔치 않은 냄새가 난다.
'한겨레의 입장'이 궁금하다는, 나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자연스레 나온 표현이 갑자기 와닿아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언론사 기자들의 성향이 아닌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쓰이는 기사의 불투명성.